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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Korean

[김하성] 골드글러브 후보와 SD 포스트시즌 득점왕 (Ha-Seong Kim)

by 연합통신 2022. 1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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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트위터)

블로그 재오픈하고 처음으로 김하성 얘기를 합니다. 올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꽤 놀랄 만한 활약을 해왔기에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아예 내셔널리그(NL) 유격수 골드글러브(GG) 수상 후보로 올랐더군요. 한국인 최초일 것 같은데 쾌거가 아닐 수 없습니다.

 

GG = 수비능력 검증

 

한국프로야구(KBO)와 다르게 미국프로야구(MLB)는 수비만 따로 평가를 내립니다. GG가 그렇습니다. (한국은 타격 성적이 사실상 더 많이 좌우하는 골'든'글러브를 줍니다.) 김하성이 GG 후보 3명에 오른 건 뛰어난 유격수라는 뜻입니다. 그러고 보면 올해 호수비가 참 많았습니다. 2루와 3루를 오가면서도 약물 논란으로 빠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공백을 상당 부분 메웠습니다. 팀이 포스트시즌(PS)에 직행한 이면에 김하성의 활약을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야구에서 수비는 잘 눈에 띄지 않습니다. 포지션마다 중요도도 다릅니다. 2루수-유격수-중견수의 센터라인은 전통적으로 수비가 중요한 포지션으로 인정을 받아오기는 했습니다. 그나마 요즘에는 dWAR(수비부문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이 각광을 받으면서 그물망 수비가 다시 조명을 받고 있는 추세입니다. 김하성은 올시즌 팬그래프 기준 유격수로 DRS(Defensive Runs Saved)이 10, UZR/150(Ultimate Zone Rating)은 5.1을 기록했습니다. 리그에서 상위권 수비를 펼쳤음이 기록으로도 나타납니다.

 

SD 포스트시즌 득점 1위

 

다른 경사도 있습니다. 김하성이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2차전에서 득점에 성공하면서 8득점으로 구단 기록을 세운 것입니다. 물론 과거에 비해 와일드카드 결정전(WC)이나 디비전시리즈(NLDS) 등 경기가 늘어나면서 가능한 일이긴 합니다. 더구나 샌디에이고는 다른 구단보다 훨씬 늦은 1969년부터 리그에 참여했고 PS 경험이 그리 많지 않은 팀입니다. 월드시리즈(WS) 우승 경험이 없는 6개 구단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이번 PS에서 9경기를 치른 김하성의 성적은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타율은 1할8푼8리에 그치고 있고 OPS(출루율+장타율)는 0.578로 시즌 기록에 못 미칩니다. 선두타자로도 나왔다는 걸 감안하면 훌륭하다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팀이 지는 경기에서는 아예 출루조차 못하고 끝난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LA 다저스를 꺾고 올라와 여기까지 멋진 승부를 펼치는 것 자체가 대단하긴 합지만 이런 기회는 또 없을지 모릅니다. 분발이 필요합니다.

 

김하성의 숨은 가치

 

좋은 평가도 내릴 수 있을 것 같기는 합니다. 분위기 메이커로는 제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모든 경기에는 흐름과 맥락이 있습니다. 승리하려면 반드시 좋은 흐름을 타야하고 공격의 실마리를 잡은 상대를 호수비로 제지하는 게 필요합니다. 이런 면에서는 김하성이 제몫을 충분히 하고 있습니다. 많진 않지만 출루로 실마리를 잡았고 해결사 역할도 해냈습니다. 발이 상당히 빠르기에 출루하면 상대 배터리를 성가시게 하는 위협적인 주자가 됩니다. NLCS 2차전에서 히트앤드런 작전에 홈까지 무난하게 쇄도하는 장면은 인상적이었고 구단 매체에서도 비중 있게 다뤘습니다.

 

수비가 절대적으로 중요한 유격수에게 많은 걸 바랄 순 없습니다. 수비수 김하성은 이 이상 더 잘하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게다가 밥 멜빈 감독은 타자 김하성에게 득점 상황(clutch)에서 해결사 구실을 크게 기대하진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더 많은 출루로 동료들에게 기회를 주는 게 김하성이 타석에서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부분입니다. 팀에는 간판타자인 매니 마차도, 후안 소토가 버티고 있으며 조시 벨이나 트렌트 그리샴, 오스틴 놀라도 타격감이 괜찮아 반드시 자신이 해결하지 않아도 됩니다.

 

오늘 하루 만큼은 17삼진으로 선풍이 놀이를 한 응원팀 뉴욕 양키스보다 김하성의 샌디에이고를 더 응원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김하성의 가을야구를 더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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