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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LG감독] 실망 속에 거는 기대

by 연합통신 2022.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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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끝나고도 이 표정이길 바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진 = LG)

 

염경엽 감독이 LG 트윈스에 복귀하면서 말들이 많습니다. 주로 부정적인 의견이나 전망이 대부분입니다. 많은 LG팬들은 우승 감독으로는 적절하지 않다는 평가를 많이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른 9개 구단이 열렬히 환영한다는 말까지 우스갯소리로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조금 다르게 볼 여지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포스트시즌에서의 실패

 

정규시즌에는 강하지만 가을야구에는 약하다는 게 염 감독의 일반적인 평가입니다. 기록으로 잘 나타납니다. 염 감독은 넥센 히어로즈(2013~16)와 SK 와이번스(2019, 2020)에서 정규시즌 449승9무385패로 5할3푼8리의 높은 승률을 기록했습니다. SK 시절인 2020년 도중에 쓰러지며 팀이 와해 일보 직전까지 갔는데 그 기록을 포함한 것임을 감안할 때 상당한 수준입니다. 그해만 제외하면 포스트시즌에도 전부 진출했습니다.

 

그러나 가을야구는 정반대였습니다. 2014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시작으로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한 팀에게 승기를 내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업셋을 부르는 감독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참담한 실패를 겪었습니다. 2019년 SK는 포스트시즌을 목전에 두고 와르르 무너졌고 포스트시즌에서도 무기력했습니다. 이런 강렬한 기억 때문에 단기전에 강한 감독이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그러나 LG에게 필요한 감독은 단기전에 강한 승부사입니다. 숙원사업인 우승을 이끌 감독입니다.

 

 

한국시리즈 직행은 어떨까

 

최근 LG의 전력은 많이 좋아졌습니다. '엘롯기'로 밑바닥 단골손님 임무를 맡은 지가 엊그제 같은데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강팀으로 변했습니다. 그간 계속 실패한 젊은 선수들의 육성에 드디어 성공하고 외국인 선수도 나름대로 밥값을 했기 때문입니다. 올해 LG가 그 정점에 있었습니다. 87승2무55패로 6할1푼3리의 높은 성적을 거두며 2위로 시즌을 마무리했습니다. 비록 한국시리즈 진출은 실패했지만 승부를 걸어볼 만하다는 느낌을 받기에 충분했습니다.

 

현재의 LG는 정규시즌 1위를 아주 현실적인 목표로 잡을 수 있는 팀입니다. 이 경우 한국시리즈 직행이 가능하므로 판을 다시 짤 수 있습니다. 한국시리즈 경험이 없다시피 한 LG 선수들은 우승을 위해 정규시즌 1위를 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래야 숨을 돌리고 좀 경기에 나설 수 있습니다. 염 감독이 그동안 정규시즌을 1위로 마친 적은 없지만 선수단 운영을 무난하게 한다면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라고 봅니다.

 

 

마지막 도전, 최상의 코칭스태프

 

염 감독도 이제 55세가 돼 적지 않은 나이입니다. 갈수록 젊은 감독들이 늘어나는 추세를 감안했을 때 감독으로 뛸 수 있는 기회가 그리 많이 남진 않았습니다. 게다가 LG는 감독의 무덤으로 유명합니다. 이후의 경력 관리를 위해서라도 LG에서는 반드시 우승을 해야만 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마침 LG도 우승이 절실합니다. 1994년 이후 거의 30년 동안 우승을 못했을 정도로 상황이 매우 좋지 않습니다. 일부 극성맞은 LG팬들의 '엘레발'이 영 못 마땅할 때가 많지만 이건 인간적으로 좀 심했습니다.

 

코칭스태프 인선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이 있습니다. 염 감독은 취임 후 SK 왕조 시절 경험을 고스란히 보유한 김정준, 박경완 두 명의 야구인을 영입했습니다. 익히 알려졌든 김정준 수석코치는 데이터 야구의 원조로 알려진 전문가이고, 박경완 코치는 국내 최고의 포수 출신으로 투수 리드와 관련해서는 할 말이 많습니다. 우승 DNA를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탁월한 수준의 실력을 갖춘 코치들입니다. 게다가 염 감독의 후배이기도 한 이종범 코치도 안고 갑니다. 염 감독이 중심에 서면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조합입니다.

 

자유계약선수(FA)인 유강남과 채은성이 팀을 떠날 수 있지만 LG의 전력은 여전히 탄탄합니다. 필요하다면 외부 FA를 추가로 수혈해 전력 강화를 도모할 수도 있습니다. 우승 경험 때문에 모셔온 김재박, 류중일 전 감독도 LG에서만큼은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염 감독이 많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활로를 뚫을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그간의 행보를 보면 저도 반신반의이지만 어쨌든 뚜껑은 열어봐야 아는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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