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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원종현] 프로야구 FA 시장에 불을 당기다

by 연합통신 2022.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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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1호 계약은 한화가 아니라 키움이었습니다. 한화는 에이스가 아니었습니다. (사진 = 키움)

 

어제 키움 히어로즈가 이번 스토브리그 첫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발표했습니다. NC 다이노스에서 뛰었던 구원투수 원종현(35)과 4년 총액 25억 원(계약금 5억 원, 연봉 5억 원)으로 계약했습니다. 사실상 첫 외부 FA 계약인 셈입니다. 올 시즌 내내 불펜 때문에 고생했던 키움으로썬 불가피한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C등급이어서 연봉 2억 7천만 원의 150%인 4억 500만 원만 보상해도 된다는 사실도 끌렸을 겁니다. 보상이 거의 없는 거나 마찬가지인 수준입니다.

 

 

키움이 원한 경험 많은 투수

 

올해 원종현은 활약이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적잖은 나이에도 140km 중후반대의 포심을 던졌고 68경기에 출장해 63.1이닝 평균자책점 2.98, WHIP 1.14를 기록했습니다. 스탯티즈 기준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가 2.02로 매우 높았습니다. 2016년 2.31을 기록한 이후 제2의 전성기로 봐도 과언은 아니었습니다. 키움이 조만간 에이징 커브를 걱정해야 하는 선수를 영입한 건 2년 안에 승부를 보겠다는 말로 읽힙니다. 그 정도는 현재의 기량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본 겁니다.

 

키움 고형욱 단장은 영입 배경을 두고 젊은 선수들에게 귀감이 될 베테랑 선수가 필요해 데려왔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키움의 불펜은 30대 중반의 경험 많은 선수가 전무합니다. 고참 선수가 선수단에 미칠 영향도 생각한 영입입니다. 원종현은 암을 이긴 선수라는 멋진 타이틀이 있습니다. 계약 규모가 생각보다는 크지만 마지막 1, 2년은 플레잉 코치 임무를 맡겨도 될 일입니다.

 

 

후끈 달아오른 프로야구 FA 시장

 

FA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연봉상한제도인 샐러리캡을 도입했는데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이미 상한선에 도달해 있는 팀은 벌금이라도 낼 기세고 여유가 있는 팀은 눈치 안 보고 쇼핑하는 맛이 상당히 쏠쏠합니다. 여기에 원종현의 계약이 터지면서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습니다. 지난해도 한화 이글스가 포수 최재훈과 5년 54억 원 규모로 첫 FA 계약을 하면서 시장이 화끈하게 달아올랐습니다. 올해도 비슷한 느낌입니다.

 

대형 FA가 필요한 팀은 현명한 소비를 하기 쉽지 않아 졌습니다. 거품이 낀 시장에서 베팅을 하려면 웃돈이 필수입니다. 지금 상황에선 객관적 가치에 최소 10~20억 원은 프리미엄이 붙을 것 같습니다. 제대로 '질러야' 영입을 성사시킬 수 있습니다. 프로스포츠에서 돈 낭비가 늘 나쁜 결과를 가져오진 않습니다. (이 맛에 운영한다.)

 

원종현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보상이 약한 B, C등급 선수들이 먼저 이적을 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영입에 부담이 덜하기 때문입니다. C등급은 보상 선수가 아예 없고, B등급은 보상 선수 1명(25인 보호)에 연봉 100% 보상(또는 전년도 선수 연봉의 200% 보상)입니다. 판을 읽은 뒤 계획을 축소해 작게 베팅하고 철수하는 구단이 나오는 시나리오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먼저 가 나는 틀렸어.) 이제 판은 열렸습니다. 구단과 에이전트의 치열한 수싸움과 줄다리기가 점점 볼만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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