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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랜더스] 류선규 단장과 어색한 결별, 이래도 될까?

by 연합통신 2022.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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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선규 단장은 내부 승진의 아이콘이었습니다. (사진 = SK 와이번스)

 

지난 12일 SSG 랜더스의 류선규 단장 돌연 사임으로 말들이 많이 나오는 모양입니다. 한국시리즈 우승팀 단장이 갑작스럽게 자진 사퇴로 물러나는 일이 흔치 않기 때문입니다.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프로스포츠의 스스로 '물러남'은 사실 정황상 '밀려남'인 경우가 더 많습니다.

 

 

영광 속 그림자

 

프로스포츠에서 최고의 가치는 당연히 우승입니다. SSG는 창단 2년 만에 우승을 일궜고 그 우승팀을 류 단장이 선수단과 함께 이끌었습니다. 물론 류 단장은 부정적인 평가가 있습니다. 내부 선수들에게 지나칠 정도로 퍼준다는 비판이 늘 발목을 잡습니다. 실제로 SSG는 샐러리캡(총연봉 상한제)을 훌쩍 초과하면서 이번 FA 시장에서 구경꾼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사람이 모든 일을 다 잘할 수는 없습니다. 어차피 단장은 공과 과가 나뉠 수밖에 없는 위치입니다. 팀 성적은 감독이 더 큰 책임을 질 때가 많으나 단장도 자유롭지만은 않습니다. 특히 야심차게 영입한 선수가 부진할 때는 단장의 책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반드시 필요한 선수를 끝내 잡지 못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류 단장은 적어도 단장 재임기간 이런 일에 연루되진 않았습니다.

 

 

정당한 권리행사 vs 무리수

 

그렇다고 구단에 인사권이 없는 건 아닙니다. 그룹 윗선의 의중이 분명하다면 사장과 단장의 해임은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대기업의 경우 고위 간부는 언제든 옷을 벗을 준비가 돼 있어야 합니다. 다만 그 맥락은 명확해야 합니다. 속된 말로 사람의 목을 '치는' 일인데 확실한 명분과 분명한 이유가 있지 않으면 안 됩니다. 상식 선에서 생각해도 그렇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이번 류 단장 사임 건은 명분과 이유가 조금 부족해 보입니다. 일단 과정 자체가 매끄럽지 못합니다. 예정된 결말이 아니었을 뿐더러 예상된 결말도 아니었습니다. 하다 하다 비선실세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데 그렇다면 뭔가 부당하다는 느낌마저 줍니다. 분명 석연치 않은 시나리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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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시즌 우승, 오프시즌은 오점?

 

SSG는 SK를 인수한 신생 구단입니다. SK 시절이 아니기에 이제는 오너나 그룹 윗선의 뜻이 충분히 담긴 인선을 하고 싶을 수 있습니다. 다만 그 방법이 조금 거칠어 보입니다. 성적이 안 나왔다면 모르겠지만 흠잡을 데 없는 성적을 남긴 단장을 갑자기 교체하는 느낌을 주는 건 그림이 좋지 않습니다. 말 못하는 부분이야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전반적으로 야박하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습니다. 차라리 솔직하게 우리가 추천하는 사람을 쓰겠다고 밝히는 게 더 낫습니다.

 

구단주를 제외한 프로야구단의 모든 직책은 사실 파리 목숨과 다를 바 없습니다. 언제 어떻게 신분이 바뀔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대부분이 비정규직입니다. 그럼에도 구단 운영에 있어서 기본은 있습니다. 사람에 대한 예의이고, 야구에 대한 예의가 그것입니다. 정규시즌에는 성적과 마케팅을 모두 잡은 SSG가 오프시즌 180도 바뀐 갈팡질팡 행보인 게 못내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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